김지온 취재본부장
지난 일요일 필자는 모처럼 산악회원들과 함께 울산 대왕암 둘레길을 다녀왔다.
둘레길을 가기 위해 평소보다 이른 오전 5시에 일어났다. 습관이 안 돼 기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일찍 일어나야 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눈을 비비며 세면실로 가서 머리와 얼굴을 씻고 대충 샤워를 했다. 그러고 나니 조금이나마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아침은 빵과 우유로 간단히 해결하고 집결지인 조치원으로 갔다. 7시에 조치원역 인근서 사람들을 만나 관광버스를 타고 울산 대왕암으로 출발했다. 여름 같으면 환한 시간이었지만 아직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사람들은 둘레길을 간다는 마음에 마냥 들떠 있었다. 차에서 사람들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떡과 음료, 과일로 아침을 해결했다. 방금 해온 떡이라 그런지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입안에 넣으니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손맛 그대로였다. 일행들과 함께 먹으니 맛도 좋고 기쁨과 행복도 두 배가 되었다.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목적지인 울산에 도착했다. 일행들은 관광버스에서 내려 산악대장의 지시에 따라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둘레길을 걷기 전 가벼운 몸풀기 운동을 했다.
몸풀기가 끝난 후 일행들은 일산해수욕장을 출발해 목적지인 방어진항으로 향했다. 일산해수욕장의 날씨는 청명한 가을 날씨처럼 너무 맑았다. 세종지역에서 보았던 미세먼지는 여기서는 아예 볼 수 없었다.
널 푸른 바다를 보니 내 마음도 넓어지는 것 같고 업무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확 풀렸다. 시간내서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가 없는 세종시에서 듣지 못했던 파도 소리와 바다 특유의 냄새를 직접 맡으니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었다.
바다 멀리 보이는 대형 어선과 해수욕장 인근에 자리잡은 고층 아파트,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푸른 바다와 상쾌한 바람, 아름다운 경관을 매일 볼거라 생각하니 너무 부러웠다.
필자도 이곳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뇌리를 스쳐갔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 새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대왕암에 이르렀다.
휴일이라 그런지 이곳에는 발디딜틈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역시 관광명소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주변의 여러 가지 기암절벽과 돌섬들은 정말 아름다웠다.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놓칠세라 관광객들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바위에 올라 온갖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추억을 담는 사람들의 마음은 풍성하고 행복해 보였다. 세종시에도 이러한 관광지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말로 중얼거렸다.
바위 주변에는 울기등대와 해송이 펼쳐진 산책로 그리고 고래의 몸 속에서 발견한 고래턱뼈도 전시되어 있었다. 울산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여러 가지 볼 것이 많아서 하루 쉬고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다음날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묵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며 해안 산책로를 따라 슬도 등대에 이르렀다.
이곳은 MBC 드라마 메이퀸을 촬영한 장소였다. 필자는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지만 언 듯 몇 번 본 기억이 난다. 실제 드라마 현장에 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고 또 하나의 발자국과 추억을 마음에 담았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뭉클했다. 추억거리를 쌓는다는 것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
해안 둘레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최종목적지인 방어진항에 도착했다. 중간에 점심먹고 하다보니 대략 3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았다.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생각하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일행들과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약간의 피곤함은 있었지만 둘레길 탐방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고 추억도 쌓고 힐링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고 보람된 하루였다. 지금부터 다음 달 둘레길은 어딘지 궁금하고 그날이 무척 손꼽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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