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7 오후 6:49:09 [이 기사 편집하기] 김지온 기자
김지온 취재본부장
필자는 직업이 기자다 보니 늘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 어디 놀러 가고 싶어서 일 때문에 그것이 맘대로 안 된다
그러나 지난주에는 큰맘 먹고 충남 예산군 응봉면 예당호 출렁다리를 다녀왔다. 필자 승용차로 아내를 태우고 예당호로 향했다. 세종에서 거의 한 시간가량 시간이 소요됐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예당호 출렁다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의 말대로 정말 볼거리가 있고 걷고 싶은 다리였다.
필자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출렁다리 쪽으로 걸어갔다. 입구에서는 방문객마다 열체크를 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방역도 철저했다. 필자도 열체크를 하고 입장을 했다. 평일인데도 출렁다리를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과 연인, 친구 등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마침 필자가 찾은 시간에 음악 분수쇼가 펼쳐져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분수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고 더위마저 식혀주었다. 일로 지친 필자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풀어주었다.
필자는 준비해간 카메라로 예당호의 풍광과 출렁다리를 앵글에 담았다. 그리고 사진이 잘 나올만한 곳을 골라 아내에게도 사진을 찍어주었다. 아내는 이런 저런 멋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모처럼 만에 찍어주는 사진에 아내는 무척 즐거워했다. 진작 데리고 올 걸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아내에게 평소 잘 해주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필자와 아내는 출렁다리 입구로 갔다. 바로 옆에는 인공폭포가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물줄기 소리가 듣기 좋고 30도의 한낮 더위로 지친 사람들의 몸을 잠시나마 시원하게 해주었다.
인공폭포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 긴 출렁다리를 걸었다. 다리가 많이 출렁거릴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국내에서 가장 긴 402m로 지난해 4월 6일 개통됐다고 한다.
필자와 아내는 출렁다리 중간중간에서 넓은 예당호를 향해 풍경 하나라도 놓칠까 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걷다보니 어느덧 출렁다리 중간 전망대에 도착했다.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오르니 예당호 조각공원과 어우러진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었다. 예산의 명소답게 그 이름값을 하는 것 같았다. 답답하고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
머리가 아프거나 갑갑할 때 가끔씩 와서 기분 전환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렁다리 402m를 다 걷고 벤치에 앉아 아내와 이러저런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했다. 아내는 좋은 곳에 데리고 와 주어서 고맙다며 자주 바람을 쐬어달라고 어리광을 부렸다. 아내와 단둘이 나들이를 나온 것이 몇 년 만인 것 같다. 앞으로는 남편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예산은 출렁다리 뿐만 아니라 어죽이 유명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그 유명한 어죽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예산에는 여러 곳의 어죽 집이 있지만 그 중에 맛집이 있다고 해서 지인이 소개해준 전통이 오래된 집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장사가 얼마나 잘 됐나 재료가 다 떨어져 영업이 끝났다고 주인장은 말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다.
차를 몰고 다른 어죽집으로 들어갔다. 저녁 시간이 아니라 손님은 필자와 아내 두 명 뿐이였다. 좀 기다리자 펄펄 끓는 어죽이 나왔다. 한 숟가락 입에 넣으니 비린내도 안나고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아내도 맛있다며 땀을 뻘뻘 흘리며 어죽을 먹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이번에는 예산에 와서 어죽을 먹었으니 다음번에는 바닷가에 가서 싱싱한 회를 먹자고 했다.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 아내와 약속은 했다. 오랜만에 단 둘만의 오봇한 시간을 가져보니 기분이 좋고 옛날 연애할 때가 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어느 누구도 마찬가지겠만 아내들은 아이들 키우랴 남편 뒷바라지 하랴 지금껏 고생을 많이 했다.
보답 차원에서라도 작은 것이지만 아내를 위해 시간을 내어 관광도 하면서 전국의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도 남편의 역할이라면 역할일 수 있다.
필자는 구경을 다하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오면서 차 안에서 평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충분히 하면서 소홀했던 감정도 풀어주고 남은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자고 했다. 참으로 오랜만의 아내와 나들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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