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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충일보/세종소식

[김지온 칼럼] 어느 지인의 못 배운 한

by 경충일보 2020. 5. 3.
[데스크칼럼] 어느 지인의 못 배운 한
2020-04-24 오후 8:16:55 [이 기사 편집하기] 김지온 기자 mail kcn5894@hanmail.net

     

    김지온 취재본부장

    우리 주변을 보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고민 한 가지쯤은 가지고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은 너무 있어서 고민이고 반대로 재산이 없는 사람은 없어서 고민이다.


    우리는 보통 풍족하게 사는 사람들은 뭐 고민이 있겠나 생각이 들지만 그들 나름대로 가슴 한켠에 말 못할 사정이 있다.


    땅과 돈은 있지만 배움이 부족해서 고민인 사람도 있고  학식은 있으나 가진 재산이 없어서 고민인 사람들도 있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은 꼭 필요하다. 돈이 없으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돈이 있으면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여행을 하면서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돈이 있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큰 돈은 없어도 계획만 잘 세우면 세계 여행도 하고 나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땅도 많고 돈도 있는 사람이 여럿 있다. 그들을 보면 헤프게 돈을 쓰지 않고 먹는 것도 간소하다. 커피 한잔 값이  아까워 자판기 커피를 먹는 일도 부지수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고급 커피를 마시고 값비싼 음식을 먹을 만도 하련만 이들은 그렇지 않다. 너무나 소박하다. 작은 것 하나라도 아끼다 보니 부자가 됐는지 모르지만 필자는 이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왜 그렇게 사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들의 삶은 모두가 다르다. 내 삶과 비교해서 남을 평가한다는 것은 주제넘는 일이다. 그들 나름대로 살아온 삶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지인을 만났다. 그분은 몇 십년간 사업을 하다 나이가 들어 사업을 접었다. 그간 사업을 하면서 어느 정도 부동산을 사놓고 돈도 모았다. 이젠 쉬면서 여행도 다니고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그 분은 일을 해야 한다면서 또 다른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그분에게 이젠 쉬면서 즐겁게 살아보라고 권유했지만 더 일을 해야 한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 분의 삶이라 필자가 이래라 저래야 할 처지는 아니지만 일 중독인지 아니면 욕심이 많아서 돈을 더 벌려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재산이 있지만 그분은 남들이 모르는 고민이 하나 있다. 배움이 짧다는 것이다.

    그분은 부모님께 학교에 간다고 해놓고 엉뚱한 곳에서 놀고 시골 행상집에서 혼자 있다가 하교할 무렵 집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가 학교에 안가고 이런 허무한 시간을 보낸 것은 너무 공부하기가 싫어서 그랬다는 것이다.


    지금 나이가 들어서 생각해 보니 내가 왜 그랬나 후회가 막심하다고 했다. 글자를 잘 알지 못하고 쓰지 못하다보니 사회생활 하는데 너무 어려움이 많았고 무시도 당했다고 실토했다.


    자식들이 공부를 가르쳐 줘서 지금은 어느 정도 글을 읽고 셈도 하지만 아직도 더 배워야 한다며 못 배운 한을 털어놨다. 그 분은 누가 공부를 가르쳐 준다면 창피함을 무릅쓰고라도 열심히 배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필자는 그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배움은 깊지 않지만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 한마디 한 마디는 배울것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그 분은 진실되고 인정이 많은  분이었다.


    인생의 질곡을 겪으면서 험난한 풍파를 이겨온 그분은 이젠 어느 정도 재산을 일군만큼 그간 하지 못했던 공부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아울러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겠다는 그분의 열정과 의욕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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