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총괄 취재본부장
결혼 시즌인가 보다. 근래들어 지인들로부터 청첩장이 일주일에 서 너 통씩 날아온다.
청첩장을 받을 때 마다 또 세금고지서가 나왔구나 하고 웃어 넘긴다. 요즘같이 경기가 안 좋고 상황이 안 좋을 때 청첩장을 받으면 사실 부담이 된다.
상당수가 친구나 친척들한테 청첩장이 오는 경우가 많지만 개중에는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올 때가 있다. 어떻게 알고 보냈지 나름 머리를 짜 보지만 영 청첩장을 보낸 사람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상대방은 필자를 알기 때문에 보냈을 것이다.
청첩장을 보낸 사람이 기억이 안 나는 것은 자주 만남이 없거나 한 번쯤 인사치레로 명함을 주고 받은 사람일 것이다. 평소에 전화나 만남이 없던 사람이 자식들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내면 “이 사람 철면피가 아냐 ”하고 생각을 한다.
결혼은 경사요, 축하해 줄 일이다. 말로 축하해 주는 것도 좋지만 직접 찾아가서 축하해 주면 더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헌데 친하지도 않고 잘 모르는 사람한테 청첩장을 받을 때면 기분이 묘할 때가 있다.
필자는 직업상 바빠서 일일이 지인들 결혼식장을 찾아가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다른 사람을 통해 축의금을 보내곤 한다. 요즘은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일부 혼주들은 친절하게 계좌번호까지 알려주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이것을 나쁜 눈으로 바라봤지만 요즘은 으레 그렇구나 하고 넘어간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바뀌듯이 결혼 풍습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할 때는 오히려 계좌번호로 축의금을 보내는 것이 더 편한 때가 있다. 또 한편으로 보면 혼주를 도와주고 욕도 안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친구한테 아들 장가간다고 카톡이 왔다. 초등학교 동기지만 지금까지 만난 적이 별로 없고 그렇다고 전화통화도 한 적도 기억이 없을 정도다. 단지 초등학교 친구라는 인연만 있을 뿐이다.
친하지도 않아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친구라고 카톡이 왔는데 얼굴이나 한 번 볼 겸 해서 가기로 맘을 먹었다. 그런데 결혼식 날 당일 필자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가지 못했다.
이걸 어쩌면 좋지 혼자 곰곰이 생각하다가 전에 온 카톡을 보니 계좌번호가 적혀있었다. ‘아, 결혼식에 못 오는 사람을 위해 배려하기 위해 계좌번호를 보내냈구나’. 축의금을 송금하고 친구한테 전화를 해서 못 간다는 전후 사정을 얘기하고 미안하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예의에 어긋나고 친구 간에 의가 상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당연히 그런 것으로 인식을 하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결혼식을 알리면서 계좌번호를 함께 보내도 흉이 안 된다고...
고지식한 필자는 처음엔 이해를 못하고 그런 사람들을 솔직히 흉을 봤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르다보니 당연히 그런 것으로 인식하게 됐다. 결혼식 첩첩장에 계좌번호 흉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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